2025년 상반기, KBS2에서 방송된 드라마 〈24시 헬스클럽〉은 단순한 로맨스도, 흔한 스포츠 드라마도 아니다. "근성장 코맨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 작품은, 몸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서로를 치유하게 하는 독특한 시선을 선보인다. 운동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다. 이준영과 정은지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헬스클럽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에피소드,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인간 군상,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감정의 여운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줄거리 개요
세계적인 보디빌더였던 도현중(이준영 분)은 갑작스런 사고로 세계 무대에서 물러나게 된다. 모든 걸 잃고 서울로 돌아온 그는 과거 아버지가 운영하던 낡은 헬스장을 물려받게 된다. 24시간 운영되는 이 ‘24시 헬스클럽’은 한때 지역 사회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노후화된 기구와 줄어든 회원 수로 명맥만 유지하는 공간이다.
현중은 처음에는 이 헬스클럽을 팔아넘기고 새 출발하려고 했지만, 우연히 만난 이미란(정은지 분) 이라는 인물 때문에 생각이 바뀐다. 미란은 실연과 퇴사, 연이은 좌절로 인해 자존감을 잃고 있던 중, 충동적으로 헬스장을 찾는다. 운동을 통해 무너진 자신을 회복하려는 그녀의 절박함은 현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후 헬스클럽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체형, 연령, 직업, 삶의 조건은 모두 다르지만, 땀을 흘리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평등하다. 그렇게 이곳은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리듬을 배우는 커뮤니티이자,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해나가는 치유의 장이 된다.
주요 인물 소개
도현중 (이준영)은 한때 세계적인 보디빌더였지만, 경기 중 부상으로 커리어를 접었다. 거칠고 무뚝뚝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따뜻한 인물.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점차 주변 사람들을 통해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이미란 (정은지)은 30대 초반의 평범한 사무직 여성. 상사에게 당한 부당한 대우,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 무기력증 속에 떠밀리듯 살다 헬스클럽을 찾는다. 처음에는 단순한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했지만, 점점 운동이 삶의 구심점이 되어간다. 현중과는 투닥거리며 성장해가는 관계.문대리 (김기두)는 헬스클럽 단골 회원으로, 직장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어내는 직장인. 특유의 수다와 친화력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주요 조연으로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이호찬 (배인혁 특별출연)은 현중의 라이벌이자, 현재 피트니스 대기업의 대표 트레이너. 과거엔 같은 국가대표팀 소속이었고, 둘 사이에는 알려지지 않은 과거의 사건이 얽혀 있다. 현중의 헬스클럽에 눈독 들이며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오보람 (이주빈)은 SNS 인플루언서이자 헬스 유튜버. 상업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진심으로 몸을 통한 치유를 추구하는 인물. 현중과 미란의 관계에 미묘한 균열을 만드는 변수로 등장하지만, 나름의 상처를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다.
에피소드 구성과 매력 포인트
'24시 헬스클럽'은 회차마다 하나의 인물 또는 테마에 집중하는 구조를 통해 다양한 감정선을 풀어낸다. 예를 들어, '새벽반 회원의 비밀', '첫 헬스의 고통', '몸보다 중요한 마음의 근육' 등 매회 주제가 명확하다. 운동이라는 신체적 경험이 각 인물의 인생과 감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내,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현실 공감 100% 헬스장 라이프 ‘다이어트 결심은 했지만 3일차에 포기’, ‘운동보다 셀카가 중요’, ‘PT 등록했는데 트레이너 무서워서 안 나감’ 등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운동을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요소들이 가득하다.시원한 성장 로맨스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삶에 부딪히던 두 주인공이 운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강압적이거나 로맨틱하게 치우치지 않고,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연대감이 중심이 된다.몸과 마음의 회복 서사를 그리고 몸을 움직이며 마음도 함께 움직이는 경험. 드라마는 단순히 예쁘고 멋진 몸을 만드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들이 자신을 회복해가는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다양한 세대의 교차로 10대부터 60대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헬스장을 찾은 이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엮인다. 세대 간의 차이를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내며, 공통된 인간적 욕망인 인정받고 싶고, 버티고 싶고, 변화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시청자 반응과 평가
방영 초기에는 독특한 소재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힐링된다”, “헬스장 가고 싶어진다”는 반응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직장인, 2030 여성 시청자층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OST 역시 인디 감성의 곡들이 운동 장면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화제가 되었다.
또한 정은지의 연기 변신, 이준영의 실제 운동으로 다져진 몸과 현실감 있는 연기가 시너지를 일으켰다는 평도 많았다. ‘건강한 콘텐츠’, ‘다양성을 담은 작품’, ‘자기 관리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마무리
'24시 헬스클럽'은 그 어떤 장르로도 단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운동이라는 테마를 통해 사람들의 내면을 비추고, 성장과 회복, 그리고 사랑과 우정까지 포용한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헬스장에서 벌어지는 이 드라마는, 결국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이라는 무게를 들어 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땀이 흘러야 변화가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장 유쾌하고 진솔하게 그려낸 드라마. 당신이 어떤 이유로든 멈춰 서 있다면, 이 드라마는 다시 움직일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